이 공연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기획되었다.
이 먼 이국 땅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중년, 특히 누구보다 희생하며 살고 있는 아내이며 동시에 어머니인 여자의 삶을 축복하기 위함이며 또 한 가지는 우리가 21세기를 선도하는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게 똑바로 서기 위함이다.
우리는 모두 정든 내 나라를 떠나 산 설고 물 선 이곳 미국 땅에 살고 있다. 1년, 2년, 5년, 10년 그러더니 어느 사이 30년이 되고 40년이 되고. 이제 살 날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은 돌아가셨거나 연세가 많으셔서 사는 것도 힘들어 하신다. 내가 그렇게 공들여 키운 자식들은 마치 내가 엄마 아빠를 떠났던 것처럼 그렇게 나를 떠나 자기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회자정리라 했던가? 사람은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의 부모로 만나 그 자식을 온갖 정성과 열정으로 키우지만 막상 어느 날 내 자식이 나로부터 멀어질 때 허전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긴 나도 내 부모에게 그렇게 했으니까. 그래도, 그래도 가슴 한 켠에 쓸쓸함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는 내 부모를 얼마나 찾았나? 그들이 내게 준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았나? 나는 내 자식들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혹시 내가 준 사랑을 돌려 달라고 유치하게 떼 쓰고 있는 건 아닌가? 힘도 빠지고 할 일도 별로 없어지고 그저 골프나 치면서 남은 인생을 허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지만 그래도 나는 열심히 살고 있다. 아이들이 나를 찾는 것을 잊을지라도 남편이 또 아내가 나에게 따뜻한 손길 주는 걸 잊을지라도 나는 죽는 날까지 지금처럼 이렇게 살 것이다. 내 부모를 위해 내 남편과 아내를 위해 내 자식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며 끝까지 서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중년, 바로 나니까. 중년으로서의 나.
브라보 마이 라이프! 브라보 중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