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연은 여행을 배경으로 한다.

기나긴 팬데믹이 끝나고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리의 주인공들도 여행을 떠났다. 먼 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상에서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여행을 통해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기회를 갖는 주인공들.

네일 가게를 운영하는 은주에게는 남편과 자식들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그녀는 삶에서 자신만 혼자

소외되어 혼자임을 느낀다. 전업주부인 경실은 특별한 고통을 겪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 지난 갱년기의 흔적이 남아 있다. 삶이 언제나 즐거운것만은 아니다. 한참 일하다가 잠깐 쉬고 있는 정희는 무슨 일을 다시 시작할지 상황을 보는 중이다. 아마도 특별한 고통을 받지는 않지만 혼자 살면서 때로 외롭기도 할 것이다. 그들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수녀, 로사. 그녀 역시 자신의 삶에 언제나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삶의 아픔을 스스로 느끼며 자신의 삶을 더욱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이들이 여행을 떠난 곳은 워싱턴 DC. 몇몇 곳을 돌아보며 시간이 날 때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눈다. 여자의 삶에 대해서 한국인에 대해서. 과거를 그리워 하기도 하지만 결국 현실에서 떠날 수 없고 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주어진 삶에 충실할 뿐이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들은 잠이 든다. 보다 나은 미래를 기대하며.

무엇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더 나은 미래일까? 어찌보면 그건 매우 단순한 것이 아닐까? 남편과 아내가 서로

사랑하고 자식들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사람들은 서로 믿고 의지하고. 한 마디로, 오늘날 많이 퇴색됐지만… 너무도 정상적인 우리의 삶.

이게 아주 단순하지만 우리의 삶을 가로지르는 인간의 행복에 관한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닐까?